건설업계가 코로나 시대를 넘어서기 위한 도약에 나섰다. 국내시장 회복과 SOC예산 확대, 민간주택부문 고조에 힘입어 희망찬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전통적인 텃밭국가에서의 선전과 신시장 개척, 초대형 SOC사업 등을 수주하며 건설한국의 기치를 드높이고 있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과 생산체계 개편 등이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고, 건설지표가 개선되었음에도 체감 건설경기가 부정적인 회복지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분기 시장 개막에 발맞춰 국내외 건설수주 현황과 하반기 건설시장을 분석한다.
 
◆ 1분기 건설시장 호조
국내 건설수주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1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대비 37.2% 증가한 14조 8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994년 이래 1월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치로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발주자별로는 공공부문이 38.8%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8.6% 감소한 뒤 한달만에 반등에 나섰고, 도로와 철도 등 일반 SOC(3조 5천억원) 사업의 발주 증가로 4조 6천억원을 기록했다.
민간은 토목부문이 최근 3년 중 가장 부진했지만, 주택과 비주택 건축수주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10조 2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종별로는 도로·교량, 철도·궤도 등 교통 SOC 수주가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도로·교량수주가 229.8%, 철도·궤도수주는 911.2% 급등했다. 항만·공항수주도 410.1% 증가하며 순조로운 모습을 보였고, 토지조성수주도 19.8% 증가했다. 반면, 기계설치와 발전·송전수주는 다소 감소하며 부진했다.
 
주목할 점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의 폭발적인 확대다. 1월 기준 재건축·재개발 수주는 339.7% 급등했다. 이중 재건축이 2조 7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이며, 재개발도 기록이 집계된 2002년 이래 최대치 1조 9천억원을 달성했다.
건축허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며 10.4% 늘었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주거용 건축허가면적 모두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5.2% 증가했다. 비주거용 건축허가면적은 12.9%로 회복했다.
건설산업 동행지표인 기성은 4% 줄었다. 민간과 공공 모두 하락세가 나타나며 감소했다. 공공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민간은 지난달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주거용 건축기성의 감소세가 심화됐으며, 토목공사 기성이 모든 세부공종에서 하락했다.
국내 건축착공면적은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주거용과 비주거용 모두 22.1% 증가했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 양호한 모습을 보인 주거용이 81.8% 늘며 4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주거용은 교육사회용과 기타 착공면적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상업·공업용의 증가로 1.7% 증가했다.
 
◆ 해외건설수주 상승세
지난해 해외건설시장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목표액을 크게 초과해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총 수주액은 351억불로 최근 5년간 수주실적 중 가장 높다. 총 359개사가 98개국에서 567건을 수주했으며, 지역별로는 중동(37.9%), 아시아(33.0%), 중남미(19.7%)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1분기 기준 잠정 79억 7869만불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근접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수주금액은 소폭 줄었지만, 추가수주를 예고하는 대형 사업들이 예고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 현대건설이 선두권을 유지 중이며, DL이앤씨가 작년의 두배를 넘어서는 출발을 보이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은 공항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방글라데시 다카 국제공항 제3터미널 공사를 16억 5천만불에 수주한데 이어 3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공사를 15억 6000만불에 따냈다. 이 프로젝트는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공사가 발주한 것으로 기존 국제공항을 확장하는 사업이다. 1979년 문을 연 타오위안 공항은 대만 제1의 국제공항이다.
현대건설은 텃밭 중동시장과 신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먼저 페루에 첫 진출하며 수주소식을 알렸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페루 친체로 신공항 부지정지 사업은 1억 4380만불 규모다. 잉카 유적지 마추픽추를 여행하기 위한 관문 쿠스코에서 북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친체로 시에 신국제공항을 건설하는 사업 중 부지성토·연약지반 개량 패키지다.
DL이앤씨는 3월 러시아 석유기업인 가즈프롬네프트와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에 대한 가계약(Interim Agreement)을 체결했다. 수주금액은 2억 8880만불이며 90일내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어 스위스의 글로벌 비료 회사인 유로켐(EuroChem)이 발주한 메탄올 플랜트의 기본설계를 수주했으며, 말레이시아에서 약 1억 3,274만불 규모의 NBL(니트릴 부타디엔 러버 라텍스: Nitrile Butadiene Rubber Latex)공장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정부는 해외건설 수주 모멘텀이 올해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수주 지원, 팀코리아 플랫폼 구축, 금융·투자 지원 등 전방위적인 지원 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 하반기 건설시장 전망
올해 정부의 SOC예산은 2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국가재정 운용계획 역시 2024년까지 SOC예산을 연평균 6.0% 증액해 향후 SOC예산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민간부문 건설경기 부진에 따라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역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며, 코로나19로 인해 부진한 경제상황이 우려되고 있어 건설투자의 중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172조 8천억원으로 전망된다. 건설수주가 일부 조정된다 하더라도 건설투자 등이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발주자별로는 공공이 54조원, 민간이 118조 8천억원이며, 공종별로는 토목이 47조원, 건축이 125조 8천억원이다.
국토교통부 소관 예산과 기금운용안 역시 전년대비 증가한 57조 1천억원 규모다. 지역 활력제고를 위한 사업과 교통 서비스 강화 사업을 중심으로 기존 정부안에 비해 약 3,000억원 가량 증액됐다.
세부 분야별로는 한국판 뉴딜 관련 예산이 2조 4천억원 편성됐으며, 노후SOC 등 안전 예산에 5조 9천억원이 책정됐다. 이밖에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도시재생사업 등의 예산이 증액됐다.
올해 공공부문 건축과 토목사업은 호조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공공 건축부문은 공공주택 100만호 목표 달성을 위해 2022년까지 공공 분양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전세난 등으로 인해 수도권 30만호 공급의 조기발주가 예상되며, 생활 SOC, 도시재생뉴딜 사업 등의 공공 건축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토목부문 역시 SOC예산 증가, 한국판뉴딜 추진, 국가균형발전 및 노후시설 투자 확대 등으로 2021년 양호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판뉴딜의 경우 국가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되며 올해 예산이 21조 3천억원 배정된 메가 프로젝트다.
주택 분양실적은 2015년 큰 폭으로 증가한 이후 2018년까지 감소추세였으나, 2019년부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준공실적은 2018년 62만 7천호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최근까지 감소세에 있다. 세부적으로 민간부문 주택준공은 감소하고 있으며, 공공부문은 증가추세에 있다.
올해 주거용 건물투자는 전년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증가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건설수주, 인허가 및 착공물량, 분양물량 등 선행지표의 개선세는 고무적이다.
건설취업자수는 200만명 이상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건설산업은 노동중심 산업이지만, 기계, 장비, 기술중심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미래 환경변화(기술혁신, 생산성 향상, 공장 제작, 건설인력의 초고령화 등) 역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향후 건설업 노동부문의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현장인력은 자동화, 공장화로 서서히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 시공부문 건설근로자의 일부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